[토니피터] 영화관
ㄴ트위터의 토니(@Stark_of_end) 사장님과 파커(@SecretOfPrice) 군의 대화를 기반으로 적은 내용이에요.
ㄴ제 마음대로 슥슥 수정해 적었습니다!
ㄴ예쁜 사랑하세요, 두분♥
‘지금이 몇 시야…….’
여느 때와 다름없이 어느 순간 순이 감겨지고 뜨면 난 항상 랩실에, 그것도 한 손에는 빌어먹을 회사 파일을 들고 깨어난다. 프라이데이, 몇 시야? 파일을 대충 아무런 곳에다가 던져놓고 자연스레 커피잔에 손을 뻗지만 당연히 든 커피는 없다.
[오후 12시 47분입니다, Boss. 오늘 오전 8시 44분에 잠드시고 총 4시간 3분을 주무셨습니다.]
“4시-간? 그만큼이나 잤다고? OMG.”
[Boss. 미국의 평균 수면 시간은 약-,]
프라이데이가 미국 평균 수면 시간의 통계를 알려주는 걸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거실 쪽으로 향한다. 일단 나가서 주린 배부터 채워야 하겠는데? 어제 저녁을 먹은 기억이 안 난다고. 그런데 내가 어제 랩실 문을 안 닫고 잤나?
“-더미, 토니는 언제쯤 깨어날까?
‘피터?’
살짝 열린 랩실 문 사이로 소파에 앉아 옆에 바보 모자를 쓴 더미와 얘기 중인 피터를 보곤 프라이데이에게 물어보니, 날 찾는 것 같아 그냥 들여 보내줬다고 한다. 내가 저 녀석을 보안 2등급으로 해두는 게 아니었는데…….
“I’m wake up, Peter.”
“토, 토니?”
벌떡 일어나 놀람을 감추지 않은 멍청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게 귀여워 웃어줬더니 대뜸 눈꼬리를 축 내리고 울상을 짓는다.
“얼마나 피곤했길래…….”
“아침에 자서 그래, 아침에. 한 4시간 정도 잤나?”
[4시간 3분 주무셨습니다, Boss.]
“그래, 4시간 3분. 프라이데이, 그런 것까지 안 알려줘도 된다고 내가 몇 번 말해?”
더미, 이 컵 좀 갔다 놔. 더미에게 커피잔을 넘기고 대충 소파에 앉아 덜 깬 잠을 깨우기 위해 머릴 헝클려본다. 음, 어제 무리해서 오늘 일정을 전부 해소했으니까 이제 남은 건 데이트인가.
“피터, 데이트나 갈까? 오늘 말이야. 시간을 말하면 그때에 맞춰 일정을 조정하지.”
“데, 데이트요?……. 오늘요! 오늘!”
“한 몇 시쯤으로 영화 보러 갈래? 영화관 안 가본지가 꽤 돼서 말이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주머니에서 피터는 허겁지겁 휴대폰을 꺼내 최근에 하는 영화를 찾아 나에게 말을 해주었다. 1시 20분에 공포영화가 해요! 자기가 찾아낸 영화시간표를 밀어 보여주는 모습에, 하마터면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 저 앙증맞은 볼을 만질 뻔했다.
“1시 20분? 공포영화 잘 못 보는 것 같은데 봐도 돼?”
“……토니가 안아주면, 괜찮아요.”
‘이거 봐라?’
“그러면 안기 좋게 커플 석으로 잡아놔야겠네. 프라이데이? 들었지?”
[방금 예매를 완료했습니다, Boss.]
잘했어. 프라이데이를 칭찬하고 고개를 돌리니, 부끄러워선지 양 뺨이 붉어져선 애써 손 부채질을 하고 있던 피터가 아주 낮게 무어라 중얼거린다. 목소리는 안 들렸지만, 입 모양으로 보아선 ‘설렌다’ 가 맞겠지?
“영화관이 가까우니까 1시쯤 나가자고. 준비해두고.”
“뭐, 입지. 뭐 입지. 저 뭐 입어요?”
“날도 더우니까 반팔? 캐주얼 한 걸로.”
“똑같은 거 입어요, 똑같은 거. 커플티!”
남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주 해맑게 웃으며 가까이 다가와 해달란 듯 바라보는 턱에 여간 곤란한 게 아니다. 아니면 영화를 보고 나서 같이 고르며 사는 것도 좋겠지. 그렇게 할까? 그러자 피터는 내 옆으로 쪼르르 다가와 붙어선 고개를 돌리고 손을 뻗어 내 손을 깍지 껴 잡는다.
“……네.”
아, 이거 정말로 안 좋은데. 프라이데이한테 심신 안정제라도 찾아보라고 해야 하나.
결국엔 참지 못하고 돌린 피터의 고개를 붙잡아 그대로 뺨에 뽀뽀를 하니까 얼굴이 아침 햇살을 받아 빛난 토마토처럼 익어 고개를 푹 숙여버린다.
진정해, 토니 스타크. 아직 상대는 어린애라고, 어린애.
† † † † †
레몬에이드 두 개와 나쵸를 주문해 품에 들곤 영화관에 들어가 예매를 해둔 맨 뒤쪽 커플 석으로 가 앉자, 피터가 옆에 따라 앉고선 망설이다가 자연스러운 척 부드럽게 손 깍지를 껴온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도 되는데. 입으로 말하진 않고 음료와 나쵸를 양쪽 걸이에 건 뒤 옆에 딱 붙어 앉아준다.
“이거 예고편 봤는데 무서운 장면 진짜 많이 나올 것 같아요.”
“그래? 그럼 난 오늘 내 손이 안 부서지도록 빌어야 하나-.”
번쩍.
그 순간, 갑자기 불이 확 꺼지며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크레딧이 나타나자 화들짝 놀란 피터가 내 팔에 꼭 붙어 눈을 가린다. 피터, 아직 시작부분이야. 웃으며 음료를 한 모금 마시니 뻘쭘했던 녀석이 조용히 나쵸를 집어다 먹고 내 팔을 잡은 손에 힘을 준다.
“토니……. 아, 안 무서워요? 곧 뭐 나, 나올 것 같잖아요…….”
“난 그다지 무서운 게 없어서 말이야. 재밌는데?”
치즈를 찍어 맛있는 나쵸를 하나 집어 먹으며 피터에게 네 반응이 더 무섭다고 하니까 시무룩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다가, 스크린에 나타난 귀신을 보곤 내 품에 파고 들어와 양 손으로 귀를 막고 눈을 감으며 벌벌 떨기 시작한다.
“피터. 영화관에 왔으면 영화를 봐야지.”
“귀, 귀, 귀신이 3D같아요……. 엉엉.”
“아, 다음엔 3D로 볼까?”
웃음을 꾹 참고 안아 달래주다가 장난을 치니 품에 고개를 박고 나올 생각이 없는 듯 비비며 ‘미쳤어, 미쳤어’ 를 연발했다.
이거 사심 가지고 영화 보러 온 것 같은데, 피터. 응? 손가락으로 볼을 톡톡 쳐 놀려대다가 스크린에 갑자기 시체가 튀어 나온 시체 덕분에 방심을 하고 있던 나도 순간적으로 움찔거리며 행동을 멈췄다.
“헉!……. 왜 갑자기 사람이 죽어.”
“흠. 약간, 무섭기도 하네.”
다행히 피터는 그걸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아서 괜찮은 듯 음료를 마시며 아까 꼈던 깍지에 힘을 줘 잡는다. 영화를 보다가 손이 달달 떨려와 의아해 피터를 바라보니, 극심한 공포에 목숨의 위협을 느낀 사람마냥 팔다리를 벌벌 떨면서 스크린을 잡아 먹을 듯 노려보고 있다.
약간 불안한 감이 없잖아 있다. 이러다가 거미줄 날리겠네.
“-영화야, 피터. 그러다 스크린을 향해 웹슈터 날리겠어.”
“마, 마음같아선……, 날리고 싶-,”
쾅!
“으아악!”
갑자기 큰 효과음이 들리며 귀신이 튀어나오자 주변 사람들과 같이 고함을 지르며 눈을 가리는데, 고함소리 덕분에 내가 다 놀라 소릴 질렀다.
“워우. 고함소리 때문에 나도 놀랐잖아, 피터. 푸흐흐…….”
스크린의 영화는 제3자가 아닌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변환이 되면서 귀신이 계속 쫓아오는 걸 정말 리얼하게 볼 수 있었는데, CG효과가 꽤 많이 좋아서 나도 조금은 시선을 돌려 회피해 영화를 본다.
“영화……, 언제 끝나요?”
“이건 꽤 짧은 영화라고 했으니까……. 저 주인공이 귀신에게 죽으면 끝나지 않을까.”
“차라리 죽어버려…….”
푸하하, 차라리 죽어버리라니. 깍지 낀 손에 힘이 들어오는 걸 느끼며 피터에게 주인공한테 너무한 거 아니냐 말을 거니 피터는 고개를 죽이고 아무 말이 없었다.
“……토니, 저 지금 토할 거 같아요.”
“No, no. 안돼, 피터. 곧 끝날 것 같으니까 참아봐. 정 뭣하면, 다른데 신경을 쓰도록 노력을 해봐.”
“토니 스타크의 멋있는 몸을 상상하자…….”
눈을 감고 정말로 내 몸을 상상하려는 듯 집중을 하려 기에 당황해서 눈을 마주쳐 바라보니까 피터는 최근에 내가 사준 폰을(귀엽게도 이름을 앤서니라고 붙인) 꺼내 이어폰을 켜 노래를 틀었다.
헛웃음이 튀어나와 이마에 키스를 해주며 다른 상상을 하라고 하니까-, 하하. 정말이지 이걸 어쩌면 좋을까.
“가장 가까운 시기에 했던 키스를 상상해야지.”
“하하……. 기억이 나면 얘기 해주지 그래.”
못 말리는 이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고개를 돌려 영화가 언제쯤 끝날지 확인하기 위해서 스크린을 보니까 대뜸 손을 끌어당겨 시선을 돌리게 만든다.
“말이 이상한데. 나랑 한 키스가 기억 안나요? 나랑 한 키슨데?”
“고백한 뒤에도 했고, 네가 너무 좋아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물었다가 한번하고. 아-, 수영장에서 가장 진-하게 했지 아마? 큭큭.”
“그, 그땐 서로 정신이 나갔었어요! 서로 밖에 보이지 않았던 것 같은데……. 최근엔 없네요? 사랑이 식었어!”
상처를 받은 듯 잡고 있던 손도 때면서 옆으로 몸을 틀어버린 탓에 난감해졌다. 남의 속도 모르고 이렇게 행동하면 자제하기가 힘든데 말이야.
“최근엔, 조금 자제중이라. 음, 영화 곧 끝나겠네. 아쉬우면, 여기서 해줘?”
“저도 자제 중이거든요! 제 안에 부처가 있네요, 뭐!”
“그래, 그래……. 어떻게 해달라고?”
조금씩 틀었던 몸을 다시 돌리고 선배에게 고백하는 수줍은 여학생마냥 손을 무릎 위에 둬 꼼지락거려 나도 모르게 조금 위험하단 생각이 들었다.
“……해달라고요.”
“안 들리는데-, 피터. 정확히, 뭘?”
“……으으응.”
앙탈을 부리듯 소리 내며 살짝 고개를 들어 날 올려다보는 자세를 취한 탓에, 잠시지만 그대로 이성이 끊긴 듯했다.
“흐응.”
어깨를 끌어당겨 혀를 축인 뒤 피터의 아랫입술을 깨물어 턱을 벌리곤 물컹한 혀를 집어 넣어 이전에 했던 키스로 찾은 예민한 살덩이 부분을 살살 간질이면서 뒤통수를 잡아 떨어지지 못하게 만든다.
내 허리를 살며시 감싸 안고 반응을 해오는 피터가 어설픈 키스 실력으로 조심이 혀를 얽혀보며 막힌 신음을 코로 흘린다. 그 반응이 좋아, 안쪽 깊숙이 입천장부터 시작해 잇몸을 건들이며 숨을 쉴 타이밍을 없애고 키스를 하는데-, 내 허리에 있던 손이 선을 따라 슬슬 위로 올라오는 걸 느끼곤 그제야 정신이 차려져서 감았던 눈을 뜨고 피터의 혀를 살짝 깨물며 떨어진다.
“……지금은, 여기까지. 영화가 끝났어, 피터.”
키스를 끝내고 나서 안 사실이지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있어서 조금씩 불이 들어오고 있었다.
“……짧아.”
아쉬운 표정을 전혀 숨기지 않고 키스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몽롱한 눈빛으로 자기가 방금 무슨 말을 했는지는 아는지 모르는지, 피터는 입맛을 다시며 남은 나쵸와 레몬에이드를 들고 같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난번에도 말했던 것 같은데, 어떻게 보면 네가 더 적극적이란 말이야.”
“적극적인 거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소심하게 할까요?”
“아니. 적극적인 게 좋지. 계속 그렇게 해주면 좋겠어, 피터. 소심하면 건들기가 애매모호해서. 아,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오지.”
쓰레기를 버리고 피터에게 기다리라고 한 다음 의외로 사람이 하나 없는 화장실로 들어가 칸막이에 몸을 집어 넣고 잠근다.
“……젠장.”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마른 세수를 하며 아까 전에 했던 키스를 되돌려본다.
신음이 삼켜져 몸으로 반응해와 움찔거리던 허리, 서툰 키스로 날 흥분시켜온 조그마한 혀, 유혹이라도 할 생각이었는지 허리선을 쓰다듬던 손길, 여운이 남아 흥분한 얼굴로 날 바라보던 나의 애인.
“이러다가 정말, 내가 일을 쳐버릴 것 같은데…….”
앞으론 어떻게 자제를 해야 할지, 막막해지는 시야에 한숨을 쉬며 칸막이 벽에 기댄다.